"쏴아아아~~"


거센 빗소리에 눈을 떴다.






내 발 위로 큰 방의 큰 창문이 있고 그 밖으로 세탁기 한 대 들어가는 폭의 좁은 베란다를 지나 세상과 이어지는 창문이 있다.




이부자리에 누워서 약간만 내려다 보면 맞은편 건물이 보이고 반쯤 걸친 하늘이 보인다.


구름 한 점 없는 파아란 하늘,

보름달이 환한 밤 하늘,

때론 적당한 구름과 적당히 파란 하늘,



그 중에서도 비오는 풍경이 좋다.






그래서 늦게 잤는데도 아침 6시부터 그렇게 반응하여 눈을 떴는지도 모르겠다.






일어나서 창가 쪽으로 갔다.


꽤 많이 온다.


지켜보고 있으니 빗발이 약해진다. 에이.



비가 그치기 전에 잠들 심산으로 얼른 다시 이부자리에 누웠다.



눈을 감고 누워 빗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그 어떤 자장가보다도 몸과 마음이 편해지며 기분 좋게 잠자리에 들 수가 있다.



십 여분이 지났나 다시 거센 빗소리가 들려 왔다.



그렇게 다시 잠들었다.







10시 반 쯤,

눈을 떴다.




하늘은 푸르렀고, 햇살을 평소와 같이 내리쬐고 있었다.




...꿈을 꾸었다.


아니, 그러기엔 너무 생생했다.


꿈이 아니다. 나는 창 밖을 바라 보았다.


쳇, 비 온 흔적이 없었다.




어쨌든 꿈은 아냐.

그렇게 단정 짓고 하루를 시작했다.








2시 40분.

집에만 있으려니 답답해서 라이딩 복장을 갖춰입고 자전거를 끌고 집을 나섰다.


목적지는 인식이햄이 가르쳐준 선릉역 코스.

내가 평소에 양화대교 건너서 남단을 타는 것보다 낫다고 했으니 한 번 가보자는 생각.



반포대교, 잠수교를 건너라고 되어 있다.



힘차게 페달을 밟았다.





한참을 밟았나...




응?

서울숲으로 들어가는 분기점???


이런, 너무 라이딩에만 열중한 나머지 반포대교를 지나친 모양이다.




다시 방향을 돌려 반포대교에 이르렀다.


아, 여기가 잠수교구나.


잠수교를 타고 남단에 도착했다.



성수대교를 지나 선릉으로 빠질 토끼굴 도착.

헤매고 쉬는 시간 포함해서 1시간 30분정도 걸렸다.





한남대교에서 목을 축이던 한 때







그리고 바로 방향을 돌려 집으로.



오면서 느낀 건데

역시 주말 오후에 한강 시민 공원엔 돗자리와 텐트, 그늘지고 시원한 곳, 연인과 가족, 느긋하고 평화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좋구나.





성산대교의 그늘축복을 받고 있던 자리









집 근처에 오니 6시쯤.

허기가 져서 전부터 눈여겨 둔 칡냉면 가게에 들어 갔다.


한 국물도 남김 없이 다 먹어 치우고 수중에 현금이 2천원과 500 원짜리 하나 있던데 가격은 3천원... 양해를 구하고 카드를 긁었다.









아함~, 월요일을 위해서 오늘은 일찍 잘까나.
2007/09/09 22:55 2007/09/09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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